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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천서 성고문 사건(富川署性拷問事件)은 당시 부천경찰서의 경장이던 문귀동(文貴童)이 조사과정에서 당시 22세이던 대학생 권인숙을 성적으로 추행한 사건이다. 이 사건은 당시 공권력이 추악한 방법까지 동원하여 민주화운동을 탄압했음을 적나라하게 드러냈으며, 권력에 굴복하여 불의를 용인한 사법부와 언론의 부도덕한 모습까지 보여줬다. 또한 군사정권의 언론통제수단 보도지침이 실제로 존재한다는 것이 이 사건을 통해서 드러나는 등, 대한민국 민주화 운동에 큰 영향을 미쳤다.

사건개요[]

서울대학교 의류학과 4학년 권인숙은 1985년 봄에 경기도 부천시의 가스배출기업체에 위장취업했다. 1986년 6월 4일, 친지의 이름을 빌려서 위장취업한 것이 들통나고 부천 경찰서로 연행되었다. 이에 권인숙은 관련 사실을 모두 시인하였으나, 당시 부천서 조사계 문귀동 형사은 5·3 사태 관련자의 행방을 물으면서 뒷수갑이 채워져 저항할 수 없는 상태의 여성을 자신의 성기로 추행하면서 엄청난 수치심을 불러일으키는 고문을 자행했다.

엄청난 수치심에 괴로워하던 피해자는 결국 다른 여성들이 추악한 공권력에 의해 희생당하는 것을 막고자 조영래, 홍성우, 이상우 등 변호사의 도움을 얻어 1986년 7월 3일 문귀동을 고소했다. 그러나 공안당국은 같은날 피해자의 공·사문서 위조혐의로 구속기소하였고, 가해자 문귀동도 명예훼손과 무고 혐의로 맞고소했다.

언론조작[]

공안 당국은 1986년 7월 17일 수사결과를 발표하며 권인숙은 “급진 좌파 사상에 물들고 성적도 불량한 가출자일 뿐”이라고 매도하였고, 언론은 “정부의 입장을 곤란하게 하기 위해서 성적 수치심까지 정치적으로 이용한다”라고 여론을 호도하려 했다. 또한 수사결과가 발표되던 날, 문화공보부는 부천서 성고문 사건을 어떻게 취재해야 하는지 각 언론기관에 다음과 같은 보도지침을 하달하기도 하여, 당시 전두환 군사독재정권이 언론을 어떻게 통제하였는지 보여주었다.

  • 오늘 오후 4시 검찰이 발표한 조사결과 내용만 보도할 것.
  • 사회면에서 취급할 것(크기는 재량에 맡김).
  • 검찰 발표문 전문은 꼭 실어줄 것.
  • 자료 중 ‘사건의 성격’에서 제목을 뽑아 줄 것.
  • 이 사건의 명칭을 성추행이라 하지 말고 성모욕행위로 할 것.
  • 발표 외에 독자적인 취재보도 내용 불가.
  • 시중에 나도는 반체제측의 고소장 내용이나 한국 기독교 교회협의회(KNCC), 여성단체 등의 사건 관계 성명은 일체 보도하지 말 것.

이 보도지침은 1986년 9월 16일 시사월간지 《말》 특집호 〈보도지침―권력과 언론의 음모〉를 통해서 세상에 알려졌으며, 정부는 이를 폭로한 김태홍 민주언론운동협의회 사무국장, 신홍범 실행위원, 김주언 당시 한국일보 기자를 국가보안법 위반으로 구속했다.

재판과정[]

검찰은 권인숙의 고소에도 불구하고 가해자에 대한 불기소 결정을 내렸다. 1986년 8월 25일 대한변협은 법원에 재정신청을 냈으나, 서울고법은 같은해 10월 31일 “이유없다”라며 기각했다.

권인숙은 1986년 12월 1일 인천지법에서 징역 1년 6개월을 선고받았고, 이에 불복하여 항소했다. 항소심에서도 피해자의 법정 진술을 재판장이 중도에 막는 등 불공정한 재판이 계속되었다.

결국 6월 항쟁 이후인 1988년 2월 9일이 되어서야 대법원은 재정신청을 받아들였고, 문귀동은 1989년 6월에 징역 5년을 선고받았다. 사건 발생 3년 만에 일이었다.

사건의 파장[]

  • 이 사건은 군사정권의 총체적 부도덕성과 인권유린의 실상이 적나라하게 드러난 사건이다. 경찰뿐 아니라 사법부와 언론까지 독재정권의 시녀 노릇을 했음이 국내외에 밝혀졌다.
  • 그동안 민주화 진영에서도 소외되었단 여성문제가 진지하게 논의되는 계기가 되었다.
  • 보도지침이 실제로 존재한다는 것이 드러나면서 진정한 언론의 자유에 대한 논의가 시작되었으며, 결국 한겨레 신문의 창간으로 이어졌다.

같이 보기[]

  • 영화 《살인의 추억》에서 조형사(김뢰하 분)가 백광호네 술집에서 대학생들과 다투게 된 계기는 부천서 성고문 사건에 대한 TV 뉴스 때문이었다.

바깥고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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